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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훈련

직업계고 반려동물·VR 학과 생긴다

교육부, 91개교 125개 학과 선정


반려동물과, VR(가상현실)과, 인공지능소프트웨어과, 3D융합설계과…. 인력 수요가 늘어나고 있거나 4차 산업혁명으로 가까운 미래에 각광받을 분야를 집중 가르치는 학과가 직업계고에 대거 만들어진다. 앞으로 5년 동안 직업계고 학과 4분의 1이 개편된다. 제주 특성화고 학생 사망 사건 이후 강화된 직업계고 실습규제 등으로 주춤해진 고졸 취업 열기를 되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교육부는 직업계고(특성화고·마이스터고·일반고 직업교육과정) 91곳 125개 학과 개편이 추진된다고 16일 밝혔다(표 참조). 이번 개편은 지난 1월 발표한 ‘고졸취업 활성화 방안’의 일환이다. 교육부는 매년 직업계고 학과 100여개씩을 개편키로 했다. 앞으로 5년간 500개를 순차적으로 개편, 직업계고 전체 경쟁력을 높이는 ‘마중물’로 활용한다는 계산이다. 개편은 각 학교가 계획서를 제출하면 정부가 평가해 교육과정 개편 등에 필요한 예산을 교육청을 통해 내려보내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올해 개편한 학과는 2021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는다.


고졸취업 정책은 상대적으로 서민 가정에 더 중요하다. 직업계고는 일찍 취업해야 하는 처지이거나 스스로 돈 벌어 대학에 가려는 서민층 자녀들이 많이 선택하는 경로다. 교육부가 2017년 집계해보니 직업계고는 교육급여를 받는 저소득층 학생 비율이 특목고·자사고보다 10배가량 많았다. 하지만 고졸 취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학교 정보공시 사이트 ‘학교 알리미’에 따르면 전국 직업계고 지난 2월 졸업자들의 평균 취업률은 34.8%에 불과했다. 2017년 53.6%에서 지난해 44.9%로 하락이 이어지고 있다.

경기 하강도 이유로 지목되지만 현장에서는 실습규제 강화 탓을 많이 한다. 정부 잔소리를 들어야 하는 기업이 실습생을 꺼리게 됐다는 것이다. 2017년 제주에서 현장실습생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정부는 규제에 나섰고, 기업들은 실습생을 받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예컨대 정부 인증을 받지 않은 산업체는 실습생을 받으려면 겨울방학까지 기다려야 했다. 인증 기업 역시 10월부터 가능하게 변경됐다. 과거에는 학기 중에 학생이 자유롭게 현장과 학교를 오갔고 조기 취업도 가능했다. 

현장실습 감소는 취업률 하락으로 이어졌고 이는 직업계고에 진학하려는 중3 학생도 줄어드는 악순환이 나타났다. 그러나 정부로선 규제 완화가 쉽지 않다. 다시 풀었다가 사고가 터지면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산업 현장에서 원하는 학과를 만들어 제대로 가르치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일종의 ‘정공법’으로 여기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졸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중요하지만 기업과 학생 모두에게 직업계고가 매력적으로 여겨져야 한다”며 “현재 모호하게 규정된 실습수당도 최저임금의 70% 수준으로 책정하는 등의 논의가 이뤄지고 있으며 조만간 확정·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83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