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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복날 대목’ 옛말… 한산한 대구 칠성시장 보신탕 골목

전국 3대 개시장 중 유일하게 명맥… 동물단체 회원들 “폐쇄” 촉구 시위

초복이었던 지난 12일 정오 대구 북구 칠성시장 내 보신탕골목. 점심시간인데도 골목은 한산했다. 골목 입구의 한 보신탕 식당엔 빈자리가 많았다. 골목 안쪽의 다른 보신탕 식당 2곳은 입구 쪽 식당보다는 손님이 많았지만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보신탕을 먹는 손님들 대부분은 노년층이었다. 

골목 인근엔 동물자유연대 등 동물보호단체 회원 100여명이 모여 칠성시장 개시장 폐쇄를 외치고 있었다. 이들은 ‘개식용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현수막을 들고 행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들은 보신탕골목을 지나 대구시청까지 행진을 벌였다. 상인들과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으나 충돌은 없었다. 회원들은 대구시청 앞에서 개시장 폐쇄에 대구시와 북구가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상인들은 동물보호단체 집회에 불만을 나타냈다. 수십 년째 보신탕을 팔고 있다는 김모(64)씨는 “동물단체회원들이 매달 찾아와 전업하라고 외친다. 손님이 줄어 어려운데 저러니 장사가 더 안 된다”고 말했다.

전국 3대 개시장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칠성시장 보신탕골목은 계속 존재할 수 있을까. 부산 구포개시장은 최근 폐쇄됐다. 개도축 시설과 판매시설이 모두 사라진 첫 사례다.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도 개도축 시설은 모두 사라졌고 소량의 개고기만 유통되고 있다. 칠성시장만 보신탕 식당과 건강원 등 17곳의 관련 점포가 남아 골목을 형성하고 있다. 아직도 도축이 버젓이 이뤄지고 있다.

이 보신탕 골목이 당장 사라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와 북구가 폐쇄를 검토하고 있지 않아서다. 그러나 반려동물을 소중히 여기는 국민정서의 변화로 지금의 모습으로 생존할 순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주변 정비사업도 변수다. 이 일대 상인 등이 조합을 구성해 7400여㎡ 터에 상가와 오피스텔을 짓는 정비사업을 북구에 신청했다. 결과는 이르면 9월 나온다. 정비사업 구역에 포함된 보신탕 식당은 2곳뿐이지만, 현대식 건물이 들어서 환경이 변하면 남은 점포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구시도 칠성 야시장 등 칠성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개발을 추진 중이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885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