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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설채현 디렉터가 말하는 반려동물

강아지 정신연령은 사람의 2∼3세

반려견을 의인화하면 소통 어려움
그들의 주인이 아닌 보호자가 돼야

EBS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세나개)’는 반려인들의 본방 사수 프로그램이다. 그만큼 반려인들의 주목도가 높다. 세상에 수많은 반려동물들만큼이나 문제도 다양하다. 그런 문제를 척척 해결하는 수의사 트레이너 설채현 서울청담씨티칼리지 디렉터가 큰 인기다. 설 디렉터가 말하는 반려동물에 대해 들어보자.


- ‘세나개’에 출연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행동학을 공부하고 트레이너 자격을 딴 뒤 ‘세나개’ 출연 전에 방송 프로그램을 하나 했다. 솔루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소소한 재미를 주는 정도였다. ‘원래 하던 일을 해야겠다’하고 고민할 때 EBS에서 제안이 와서 하게 됐다. 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좋은 기회가 됐다.”


- ‘세나개’ 첫 방송에서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강형욱 훈련사가 워낙 잘하셔서…. 제가 못하면 누를 끼칠 것 같아 걱정됐다.”


- 지금까지 진료한 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공격성이 너무 강해 안락사를 앞둔 조그만 말티즈가 있었다. 친분있는 원장님이 ‘공격성이 강하지만 진료를 받아보자’며 저에게 개를 보냈다. 보호자들 얼굴을 3번이나 물 정도로 심각했는데 저랑 상담도 하고 약물처방도 받은 후에 다행히 잘 살고 있다.”


- 행동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대학교 때부터 행동학에 관심이 많았다. 조금 공부하다보니 개들이 아파서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스트레스로 정신적 문제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제가 키우는 개의 행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한 것도 있다.”


- 동물 행동학 연구자로서 금과옥조로 삼는 것이 있다면.

“피곤한 개가 행복한 개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사람들이 ‘밖에 못 나가니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그게 개의 평소 심경이다. 나가고 싶은데 못 나가고, 보호자들이 피곤하면 집안에 방치된다. 개를 피곤하게 해야 한다. 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도 있다.”


- 설 디렉터가 펴낸 ‘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책에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소통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개를 의인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간혹 개를 과대평가해서 ‘나랑 똑같은 생각’이라고 여긴다. 저도 방송에 나가서 제가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을 꺼린다. 강아지들은 사람의 2∼3세 정도 정신연령을 갖고 있는데 사람들은 ‘성인이라면 이렇게 행동하지’라고 전제한다. 그렇게 오해가 쌓인다.”


- 반려인들이 꼭 지켜줬으면 하는 점은.

“보호자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주인은 반려동물을 소유물처럼 생각하게 된다. 반려동물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짜증이 나고, 동물 탓을 한다. 그런데 보호자는 다르다. 얘가 왜 이러는지 고민하게 되고, 어느 정도 타협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