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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죽으면…홀로 남겨지는 반려동물 위해 ‘펫금융’ 등장

반려동물 보살핌·유산 관리 서비스 '펫 신탁'


과거에는 반려동물의 역할이 집을 지키고 일을 하는 가축으로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인식이 바껴 나와 함께 인생을 살아가고 시간을 나누는 각별한 관계로 발전됐다. 하지만 내가 죽고 난 뒤 반려동물의 남은 인생을 걱정하는 반려인들이 증가함에 따라 등장한 금융 상품이 바로 ‘펫신탁’이다.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펫금융’에는 반려동물이 아플 때를 대비하는 ‘펫보험’ 뿐만 아니라, 유산 상속을 할 수 있는 ‘펫신탁’ 상품도 포함돼있어 1500만 반려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또한 요즘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내가 없을 때 반려동물이 아프면 어떡하지”, “혹시나 내가 죽고 나면 반려동물은 어쩌지”라는 고민에 빠져있는 반려인들이 증가함에 따라 반려동물 관련 금융 상품이 속속히 출시되고 있다. 

한편 한국에서는 사람이 아니면 직접 유산을 상속받을 수 없다. 현행법상 동물은 ‘물건’에 해당해 상속의 주체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독거노인이 기르던 개, 고양이 등이 주인 사후에 유기견, 유기묘가 되거나 주인을 찾지 못해 보호시설로 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이에 나의 소중한 반려동물의 미래를 책임져줄 다른 방법을 모색한 결과, ‘펫신탁’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펫신탁 상품이란, 반려인이 사망해 반려동물을 돌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본인 사망 후에 반려동물을 돌봐줄 새로운 부양자에게 반려동물의 보호·관리에 필요한 자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상품이다.

펫신탁이 돈과 관련된 만큼 경제 사범이 나타날 것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신탁회사가 금융기관으로서 금융감독당국의 감독을 받기 때문에, 신탁재산의 유용이나 지급 불이행 등 신탁 계약을 위반하는 행동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한마디로 돈을 빼돌리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다. 더불어 월정액 금액만 지급하도록 할 수 있고, 병원비로 목돈이 나갈 사정이 생길 경우 새로운 부양자가 수탁자인 증권사에게 고지하면 수탁자가 병원에 직접 비용을 지급하도록 설계돼 있어 반려인이 안심하고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장치를 해놨다.

또한 새로운 부양자가 반려동물을 잘 양육하고 있는지 변호사가 모니터링을 할 수 있고, 만약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법원에 유언 취소를 청구한다는 계약 사항도 추가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신탁회사는 또 다른 ‘새로운 주인’을 찾을 수도 있다. 새로운 주인이 더 이상의 돌봄이 어려워진 상황을 대비해 그다음 주인을 미리 선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펫신탁에 대해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먼저 반려인이 생전에 신탁 계약을 통해 믿을 만한 사람을 지정해 둔다. 그 후 반려인이 건강 악화로 의사소통이 제한됐을 때 지정한 사람이 반려동물을 양육하거나, 입양기관을 통해 새로운 반려인을 찾으면 된다.

펫신탁의 인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당한 이슈였다. 고인이 된 샤넬의 레전드급 디자이너 카를 라거펠트의 유산 2200억원 중 일부가 반려묘 ‘슈페트’에게 상속될 거라고 뉴스에 보도되자 프랑스 전역에서 메가톤급 지각변동이 발생했었다. 또한 미국의 유명 방송인인 오프라 윈프리도 자신의 반려견에게 수백억원의 재산을 증여하기로 약속해 관심을 끌었다.

국내에서도 방송인 이경규가 재산의 절반을 자신의 반려견에게 상속하고 싶다고 언급해, 반려견을 향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낸 바 있다.

반면 펫금융 상품시장이 활성화된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한국은 반려인의 펫금융 상품 가입률이 낮은 편에 속한다. 국내 최초로 펫신탁 상품을 내놓은 KB 국민은행에 의하면, 한국의 반려인들에게는 아직 낯선 개념이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펫 신탁은 법의 울타리 안에서 나의 반려동물의 미래를 정직하고 확실하게 보장 할 수 있는 최상의 방법이다. 그러므로 반려인의 세심한 요구에 발맞춰 펫신탁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펫신탁 개선에는 사회적 인식뿐만 아니라 사후 반려동물에 대한 감독 기능이 더욱더 세밀해질 필요가 있는 등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다반수다.

이에 금융권은 펫금융 상품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부가서비스를 확충시킴에 따라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