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주인이 아닌 보호자가 돼야

“행동학을 공부하고 트레이너 자격을 딴 뒤 ‘세나개’ 출연 전에 방송 프로그램을 하나 했다. 솔루션 프로그램이 아니라 소소한 재미를 주는 정도였다. ‘원래 하던 일을 해야겠다’하고 고민할 때 EBS에서 제안이 와서 하게 됐다. 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좋은 기회가 됐다.”
- ‘세나개’ 첫 방송에서 긴장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강형욱 훈련사가 워낙 잘하셔서…. 제가 못하면 누를 끼칠 것 같아 걱정됐다.”
- 지금까지 진료한 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는.
“공격성이 너무 강해 안락사를 앞둔 조그만 말티즈가 있었다. 친분있는 원장님이 ‘공격성이 강하지만 진료를 받아보자’며 저에게 개를 보냈다. 보호자들 얼굴을 3번이나 물 정도로 심각했는데 저랑 상담도 하고 약물처방도 받은 후에 다행히 잘 살고 있다.”
- 행동학을 전공하게 된 이유가 궁금하다.
“대학교 때부터 행동학에 관심이 많았다. 조금 공부하다보니 개들이 아파서 문제행동을 보이거나 스트레스로 정신적 문제행동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제가 키우는 개의 행동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부한 것도 있다.”
- 동물 행동학 연구자로서 금과옥조로 삼는 것이 있다면.
“피곤한 개가 행복한 개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사람들이 ‘밖에 못 나가니 답답하다’고 토로한다. 그게 개의 평소 심경이다. 나가고 싶은데 못 나가고, 보호자들이 피곤하면 집안에 방치된다. 개를 피곤하게 해야 한다. 또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도 있다.”
- 설 디렉터가 펴낸 ‘그 개는 정말 좋아서 꼬리를 흔들었을까?’ 책에서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소통에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가 ‘개를 의인화’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간혹 개를 과대평가해서 ‘나랑 똑같은 생각’이라고 여긴다. 저도 방송에 나가서 제가 다 아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을 꺼린다. 강아지들은 사람의 2∼3세 정도 정신연령을 갖고 있는데 사람들은 ‘성인이라면 이렇게 행동하지’라고 전제한다. 그렇게 오해가 쌓인다.”
- 반려인들이 꼭 지켜줬으면 하는 점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