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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은 가족인데 법정에선 여전히 ‘물건’

장례·상속·손해배상 현실과 법적 지위 사이 간극…민법 개정 논의 재개 필요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가구가 늘고 있지만 법적 지위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장례를 치르고 사후 돌봄까지 준비하는 시대가 됐음에도 현행 민법상 동물은 독립된 생명체가 아닌 소유권의 대상인 물건으로 다뤄진다. 법적 분류는 의료사고나 교통사고로 반려동물이 죽거나 다쳤을 때 특히 문제가 된다. 보호자가 겪는 정신적 손해보다 동물의 구입가격이나 시장가치가 배상액 산정의 주요 기준이 되면서 실제 피해와 법원의 판단 사이에 차이가 생긴다는 지적이다. 보호자가 먼저 사망했을 때 남겨진 동물을 누가 돌볼지도 과제다. 국내에서는 반려동물에게 직접 재산을 상속할 수 없어 사람이나 단체에 재산을 남기면서 돌봄 의무를 부과하는 우회적인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 반면 미국 일부 지역은 ‘펫 트러스트’를 통해 관리인과 비용 집행 절차를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부는 앞서 민법에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다. 선언적 규정에 그치지 않으려면 손해배상과 상속, 압류 제한, 학대 피해 회복 등 후속 제도까지 함께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