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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1천500년전엔 여우, 사람 곁 지킨 반려동물이었을 가능성

아르헨 수렵 채집인 매장지서 뼈 발굴…연구자들 "인간과 밀접한 관계 유지"


1천500여전 여우가 반려동물로 길러지며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옥스퍼드대·아르헨티나 진화연구소 연구팀은 10일(현지시간) '파타고니아의 파트너십, 멸종된 두시시온 아부스와 선사 시대 인류 공동체와의 상호작용'이라는 제목의 연구 논문을 영국 왕립학회 오픈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했다.

온라인에 공개된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1천500년 전 묻힌 것으로 추정되는 아르헨티나 파타고니아 카냐다세카 지역 수렵 채집인 무덤 내 동물 유골을 '두시키온 아부스'(Dusicyon avus)라고 특정했다.

저먼 셰퍼드(개)와 비슷한 크기의 두시키온 아부스는 약 500년 전에 멸종된 여우의 일종인 갯과 동물이다.

연구팀은 DNA 분석, 형태학적 식별, 동위원소 분석 등을 진행한 결과 이 동물이 인간과 비슷한 식생활 패턴을 유지했음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두 포유류 간 삶과 죽음 사이에 밀접한 관계가 있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두시키온 아부스를 인간이 먹었다는 흔적은 없다"며 "뼈의 보존 상태를 볼 때 이 동물은 야외에 방치된 게 아니라 고의로 매장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는 수렵 채집 사회 내에서 두시키온 아부스가 인간의 반려동물처럼 지낸 귀중한 개체였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대목이라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공동 매장 기록은 수렵 채집인과 두시키온 아부스 사이의 상징적 상호 작용을 대폭 확장한다"며 "이 증거는 멸종된 여우의 일부 표본이 인간과 공생 관계에 있었음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영국 BBC는 인간의 무덤에서 거의 완전한 형태의 여우 유골을 확인한 건 고고학계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또 논문에서 "두시시온 아부스는 그간 파타고니아 북동부와 브라질 남부 등지에서 주로 서식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파타고니아 북서쪽까지 (서식지) 영역이 넓었음을 입증했다"며 "이번 연구 표본은 멸종된 여우의 분포, 특성 및 생태학적 상호작용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한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