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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사

명절에 더 버려진다…유기동물을 구해줘!

반려동물 1000만시대의 슬픈 그림자

지난해 설 연휴 1355마리나 유기 돼 
완도·사량도 등 섬에 버리고 가기도
과태료론 한계…범죄라는 인식 필요 

왜 사람들은 명절에 더 잔인해지나
 
평소에는 둘도 없는 가족처럼 지내던 반려동물들이 유독 슬퍼 보이는 기간이 있다. 민족최대의 명절로 불리는 설과 추석 기간이다. 

대다수의 반려인들은 그렇지 않지만 일부 악질적인 이들이 반려동물을 유기하고 도망치는 경우가 많다.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보호관리시스템에 따르면 2018년 추석 연휴 전후 9월 20일부터 27일까지 등록된 유기동물은 2383마리에 달했다. 연휴 다음날인 27일 하루 동안 644마리가 유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 연휴 기간(2월1일∼7일)에도 1355마리가 유기동물로 집계됐다. 동물보호소에서 일하는 A씨는 “명절 기간 전후에는 보호소에 새로 들어오는 유기견이 평소보다 30% 가량 늘어난다”고 말했다. 

동물보호소에 입소한 동물은 새로운 입양처를 찾거나 자연사 혹은 안락사를 당한다. 극단의 운명이 동물 앞에 놓여있다. 주인이 놓아버린 끈을 누군가가 잡아주지 않으면 동물은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반려동물 유기가 비단 명절 때만의 일은 아니다. 먼 곳에 버리고 온 개가 주인을 다시 찾아온다는 이야기가 종종 들리곤 한다. 이 같은 이야기를 의식한 듯(?) 사람들은 개가 다시는 찾아올 수 없도록 섬에 버리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전남 완도에서는 반려견을 버리고 가는 사람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난해 이 섬에서 포획된 강아지만 196마리였다. 고양이나 포획하지 못한 동물까지 합치면 섬에 버려진 반려동물 숫자는 훨씬 늘어난다. 주민들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독하다”며 유기하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2017년에는 경남 통영시 사량도에 버려진 유기견의 안타까운 사연이 유기견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여름 휴가철에 피서객이 버리고 간 작은 강아지가 육지에서 하루 6번씩 섬으로 들어오는 여객선이 도착할 때마다 주인이 오는 줄 알고 마중을 나간다는 것이다.

정부는 매년 급증하는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처벌을 강화하기로 했다. 개정된 동물법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유기할 경우 부과하던 과태료를 현행 100만 원 이하에서 300만 원 이하로 상향 조정한다. 

문제는 처벌만 강화한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다. 사람들이 어떻게든 반려동물을 유기하려하면 그것을 현실적으로 저지할 방법은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반려동물을 사거나 입양할 때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다. 반려동물의 반려자, 즉 가족이 됐기 때문에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책임감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을 유기할 경우 지탄받을 수 있는 사회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한다. 반려동물 유기가 범죄라는 점을 똑똑히 인식시켜야 지금처럼 만연한 유기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