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2일 방송된 ‘개는 훌륭하다’에서는 작은개 담비가 큰개 코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이 나왔다. 담비는 코비에게 조종이라도 당하듯 코비의 괴롭힘에도 순종했다. 이 장면을 목격한 강형욱 훈련사는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두 마리의 개가 잘 지내도록 훈련 시켜달라는 모녀 보호자의 말에 강 훈련사는 난감한 모습이었다.
코비의 괴롭힘은 단순히 교육으로 끝날 것이 아니었다. 담비는 ‘학습된 무기력’의 모습을 보였다. 강 훈련사는 무릎까지 꿇으며 담비의 입양을 권했다. 보호자들은 담비 입양을 끝내 거부하면서 코비 훈련에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았다. 강 훈련사가 두 손 두 발 들고 프로그램 최초로 훈련 포기를 선언할 정도였다.
강 훈련사는 보호자들을 설득해 훈련기관으로 코비와 담비를 데려오게 했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훈련기관에서도 바뀌고자 하는 모습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러한 성의 없는 태도가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만들었고, 비난 여론이 빗발치게 된 것이다. 비난 여론은 점점 커져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이어졌다.
강 훈련사는 견주에게 전화해 코비 교육을 제안했고, 보호자 중 딸은 코비 출가 계획을 전했다. 엄마 보호자도 “마음은 (입양 보내는 게) 싫은데 현실적으로 훈련사님이 말하는 게 맞는 거 같다”면서 입양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이번 에피소드는 ‘보호자가 바뀌지 않으면 개도 바뀌지 않는다’는 교훈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애정만 갖고 반려동물을 키운다고 잘 키우는 게 아니다”라고 조언한다. 무조건적인 애정이 반려동물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에 무작정 집착하다가 동물학대의 일종인 ‘애니멀호더(animal hoarder)’로 빠지는 경우도 간혹 찾아볼 수 있다. 애니멀호더는 동물의 수를 늘리는 데만 집착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반려인의 책임감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말한다. 먹이를 주고 쓰다듬어 주는 것으로 반려동물 키우기가 끝나는 게 아니고, 제대로 된 교육을 통해 반려동물을 이끌어줄 수 있어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반려인이 반려동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다. 결국 반려동물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반려인부터 변해야 한다는 인식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