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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행사

"맘 먹고 버리면 어쩔 수 없어요"···유기동물 휴가철 꾸준히 증가



 "도로 위에 버려진 강아지 세 마리 중 한 마리는 이미 죽었어요."

 경기 안성시에서 사설 동물보호센터를 운영하는 A씨는 지난달 초 평택제천고속도로에 버려진 유기동물 세 마리를 데려왔다.

 반려견을 키우던 누군가 고속도로 인근에 있는 A씨의 동물보호센터에 두고 가려다 센터를 찾지 못하고 고속도로 갓길에 그대로 버리고 자리를 벗어난 것이다.

 때마침 이를 목격한 A씨는 강아지를 데려왔지만, 한 마리는 이미 차에 치여 숨진 상태였다.

 매몰차게 버려진 동물 가운데 일부는 이처럼 숨지고 있지만 휴가철 유기동물은 줄지 않고 있다.

 지난달 동물보호시스템에 등록된 경기지역 유기동물은 모두 2671마리로, 올해 버려진 동물 전체의 17.5%에 달한다.

 유기동물은 야외활동이 늘어나는 여름철이면 꾸준히 늘어난다.

 지난 4월 경기지역의 유기동물은 1700마리였지만, 5월 2114마리, 6월 2104마리, 7월 2630마리로 매달 늘었다.

 3일 경기도의 최근 5년(2012~2016년) 유기동물 발생 평균치를 보면 1월 1282마리에서 7월 2327마리로 정점을 찍은 뒤 겨울철인 12월에 재차 1295마리로 뚝 떨어졌다.

 한 해 평균 경기지역에 버려진 동물은 2만1000여마리에 달한다. 유기동물은 보호소에서 보관하다가 공고 10일이 넘으면 대다수 안락사 처리된다.

 전국적으로도 2014년 81만2000여 마리에서 2016년 89만7000여 마리로 유기동물은 계속 증가했다. 유기동물 가운데 5마리 중 1마리는 안락사됐다. 지난해 전국 유기동물 가운데 19.9%인 1만7824마리는 안락사됐고, 25.0%인 2만2452마리는 자연사했다.

 주인이 찾아간 동물은 15.2%(1만3678마리), 분양되거나 기증된 동물은 32.0%(2만8753마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동물보호센터는 소유자의 연락처와 집 주소를 알 수 있는 인식용 칩이 있더라도 마음먹고 반려견을 유기하면 주인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수원시의 한 동물보호센터 관계자는 "유기동물의 칩을 통해 주인에게 연락하면 고맙다며 찾아가는 주인도 있지만, 아닌 주인도 많다"라며 "동물보호센터인 것을 알고 나면 전화조차 받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호센터 관계자도 "버리기로 마음먹은 주인에게 강제적으로 찾아가라고 할 수조차 없어 난감한 일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관할 지자체에 등록한 동물을 찾아가지 않으면 행정당국에서 공문을 보내는 등 30만~1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지만, 사실관계 파악이 어렵다는 이유로 실질적인 부과는 어렵다.

 경기도 관계자는 "동물보호센터에서 연락을 해도 안 찾아가면 관할 행정당국에서 공문을 보내는 등 조치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아 과태료 부과까지 이뤄지기는 어렵다"라며 "동물을 유기하지 않는 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