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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질병

'3년 뒤 2조원대' 반려동물 백신…국내 개발 현황은


서울 마포구에 사는 직장인 남성 유모 씨(23)는 최근 새끼 고양이를 입양하자마자 동물병원으로 갔다.

고양이가 어릴 때 최대한 빨리 '고양이 종합 백신'을 접종받아야 한다는 이유였다.

유모 씨는 "종합 백신을 맞춰야 허피스 바이러스 감염 등을 막을 수 있다"며 "백신 종류가 많아 당분간 동물병원을 자주 들락거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반려동물 건강에 신경 쓰는 인구가 늘면서 동물용 백신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김근환 책임연구원은 KISTI가 발행하는 'ASTI 마켓 인사이트' 최근호에서 반려동물 백신 시장 현황을 소개했다.

동물용 백신은 특정 질병으로부터 동물을 보호하는 생물학적 제제(biological preparation)로, 크게 식품용 동물 백신과 반려동물 백신 등으로 분류된다.

김 책임연구원이 인용한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의 분석에 따르면 전체 동물용 백신 시장에서 식품용 동물 백신 비중이 2022년 기준 81%로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반려동물 백신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기존 13%에서 2027년에는 1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는 2022년 9억8천만 달러(약 1조4천억 원) 수준에서 연평균 8.4% 성장해 2027년에는 15억9천만 달러(약 2조2천억 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게 이 기관의 예상이다.

이 같은 성장세의 주요인은 정부 정책 등도 있지만 반려동물 수의 증가가 가장 결정적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2027년 반려동물 수가 2017년에 비해 51% 가량 늘어난 1천320만 마리에 이를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내다봤다.

이에 맞춰 반려동물용 백신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도 눈에 띈다.

중앙백신연구소는 반려견 인플루엔자 예방 백신, 전염성간염 및 파보바이러스 등 예방 백신, 전염성 호흡기 질환 예방 백신 등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중증열성혈소판 감소증후군(SFVS) 방어를 위한 반려동물 SFTSV 백신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려비엔피도 반려견 파보바이러스 감염 예방 백신과 디스템퍼, 파라인플루엔자 감염증 예방 백신 등을 개발했다.

그 외 컬프와 삼양애니팜도 반려동물에 최적화된 지속형 항생제 개발에 나서는 등 여러 기업이 활발한 연구개발(R&D)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려동물, 산업 동물 시장이 점점 커지는 만큼 관련 백신 시장도 계속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동물용 백신 시장 진입에 많은 자본이 투입돼 소규모 기업에는 장벽이 높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산 동물용 백신에 비해 국내 백신의 인지도가 낮다는 점도 한계로 지목된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시장에 아직 들어오지 않은 종류의 백신을 개발하거나 엑소좀 등을 활용한 새로운 동물용 백신 플랫폼을 도입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약물 전달체로 꼽히는 엑소좀은 세포 간 정보 교환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하는 물질로, 여기에 백신 등 약물을 탑재한 뒤 특정 타깃을 겨냥해 이를 전달할 수 있다.